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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과 Q&A/발열, 감기

모세기관지염, 항생제 복용이 도움이 될까요?





모세기관지염으로 아이가 호흡을 힘들어하여 입원하며 관리한 경험이 있는 엄마들 계실 것입니다.


입원까진 아니더라도 소아과에서 모세기관지염이라 하며 여러 개의 약을 받아 먹이셨던 경험도 있는 분 많으실 텐데요.


대부분 바이러스가 원인이라 알려진 모세기관지염, 과연 항생제 복용이 아이가 빨리 낫는 것을 도와줄 수 있을까요?


이에 대한 연구들을 종합한 의학리뷰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이 리뷰는 2011년도판 이후 2개의 RCT연구를 추가한 업데이트 버전입니다.

(http://onlinelibrary.wiley.com/doi/10.1002/14651858.CD005189.pub4/full)


7개의 임상연구, 총 824명의 2세 미만 소아의 데이터들을 종합해 본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 모세기관지염 이환기간이나 입원기간에 있어서 항생제군과 위약군 간에 어떠한 차이점도 발견할 수 없었다.
    • 암피실린(ampicillin) 정맥주사군과 경구 에리스로마이신군(erythromycin)을 대조군과 비교했을 때, 대부분의 증상 평가에서 차이가 없었다.
    • 지금까지의 근거들로는 모세기관지염에 대해 마크롤라이드계(macrolide)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이 이득인가에 대한 어떠한 확실한 결론도 도출할 수 없다.
    • 이 리뷰는 2세 미만 모세기관지염 소아에 항생제 사용을 지지하지 않는다. 항생제 사용은 호흡부전이 동반되는 소아들에게서만 정당화될 수 있다.


항생제는 이차 세균성 폐렴과 같은 합병증이 우려되지 않는 한 일반적으로 권장되지 않습니다. 이것은 모세기관지염 환아들에게서 균혈증의 낮은 발생 확률(0.2%)에 근거합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모세기관지염 환아에게 항생제 처방은 흔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외래로 병원을 방문한 모세기관지염 환아의 53%에게 항생제가 처방되었다고 보고한 연구도 있습니다.[각주:1]


모세기관지염 환아들이 폐렴이나 패혈증과 같은 합병증이나 사망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여 항생제 치료를 하게 되지만, 모세기관지염 증상의 환아가 잠재 균혈증이 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알려져 있습니다.[각주:2] 219명의 열이 동반된 모세기관지염 환아 중, 심각한 세균 감염으로 이어진 경우는 한 명도 없었다는 연구도 있습니다.[각주:3] 


마크롤라이드계(macrolide) 항생제는 항균력 뿐만 아니라 항염증 작용이 있다고 알려져 있기에, 모세기관지염을 치료할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되어 왔습니다. 또한 클라리스로마이신(clarithromycin)이라는 마크롤라이드계 항생제는 또한 면역 조절 작용이 있다고 알려져 있어 치료효과가 기대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클라리스로마이신이 모세기관지염 치료에 이득을 준다는 연구[각주:4]는 하나 뿐이고, 그마저도 연구 참가자가 작고(21명) 높은 편향 위험이 있기에 견고한 결론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반면 아지스로마이신(azithromycin)이 모세기관지염 개선에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가설의 연[각주:5]는 가설이 사실로 밝혀졌습니다.


입원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임상증상이 심한 아이들의 경우 세균 동시감염의 위험이 올라갈 가능성은 있지만, 이런 경우에서도 항생제 사용이 모세기관지염을 개선시키는 데 유용한지에 대해 평가한 RCT는 없는 상황입니다.





결론 



모세기관지염 환아의 개월수가 낮고,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동반될 정도로 임상증상이 심하다면 병원 의료진의 적극적인 치료 개입이 필요하겠지만, 외래 치료가 가능한 수준의 모세기관지염 환아에게서 항생제 사용은 모세기관지염이 빨리 낫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가 현재까지의 연구결과들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항생제 사용은 피부발진, 설사 등의 부작용을 유발하고, 개인과 지역사회에 항생제 내성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명확한 임상증상 개선 효과가 있지 않는 한 되도록 사용하지 않을 것을 권고되고 있습니다. 특히나 모세기관지염에 흔히 사용되는 아지스로마이신이란 항생제는 반감기가 길기 때문에 내성균을 유발할 위험이 더 높습니다.


모세기관지염에 있어서 항생제 뿐만 아니라, 스테로이드제제 혹은 기관지확장제 역시 전반적인 경과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즉 모세기관지염 환아에게 사용되는 여러 양약들은 실제 아이가 빨리 낫는데에 도움이 된다는 근거가 없이 투여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임상증상이 심한 환아의 경우 입원치료를, 그렇지 않은 환아의 경우 모세기관지염일 때 불필요한 양약이나 합성물질을 투여하는 것보다 최대한 휴식시켜주며 습도 및 탈수관리를 해주시는 것이 현재의 근거들로 보았을 때 적절해 보입니다. 그냥 쉬는 것보다, 기관지 기침에 도움이 되는 한약 처방을 복용해주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1. Impact of consensus conference on the ambulatory treatment of bronchiolitis in infants. Presse Medicale 2005;34(4):277-81. [본문으로]
  2. Low risk of bacteraemia in febrile children with recognizable viral syndrome. Pediatric Infectious Disease Journal 1999;18(3):258-61. [본문으로]
  3. Office-based treatment and outcomes for febrile infants with clinically diagnosed bronchiolitis. Pediatrics 2008;122(5):947-54. [본문으로]
  4. Clarithromycin in the treatment of RSV bronchiolitis: a double-blind, randomised, placebo-controlled trial. European Respiratory Journal 2007;29:91-7. [본문으로]
  5. Azithromycin does not improve disease course in hospitalized infants with respiratory syncytial virus(RSV) lower respiratory tract disease: a randomised equivalence trial. Pediatric Pulmonology 2008;43:142-9.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