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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자주 먹게 되는 항생제,
우리나라는 여타 선진국에 비해 항생제 처방률이 높은 국가 중에 하나인데요.
항생제를 먹으면 장내 유익한 세균까지 사멸되어 장건강이 안 좋아진다는 얘기,
한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래서 요즘은 유산균(프로바이오틱스, probiotics) 제품들도 많이 먹이실텐데요.
항생제를 복용했을 시, 장내 세균총 환경 변화가 어느 정도까지 지속되는지에 대해
최근 스웨덴, 네덜란드, 영국 합동 연구진이 연구한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http://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4659469/)
서로 다른 네 가지의 항생제(클린다마이신, 시프로플록사신, 미노사이클린, 아목시실린)를 먹여보고 대변을 정상 대변과 비교해 본 연구인데요.
항생제를 먹고 난 후 1, 2, 4, 12개월 후에 각각 대변 속 유산균 수를 조사해 봤습니다.
항생제 종류에 따라 장건강이 회복되는데 까지 걸리는 시간이 각각 달랐는데요.
클린다마이신 (린코사마이드계 항생제) |
4개월 |
시프로플록사신 (퀴놀론계 항생제) |
12개월 |
미노사이클린 (테트라사이클린계 항생제) |
1개월 |
아목시실린 (페니실린계 항생제) |
1개월 이내 |
이와 같이 결과가 나왔습니다.
단 한 번의 항생제 치료에도, 짧으면 1개월 길게는 1년까지 장 건강이 무너진다는 것입니다.
소아과에서 특히 많이 사용하는 아목시실린의 경우는 그나마 장 회복 속도가 양호한 편이네요.
그렇다고 먹여도 괜찮느냐, 그렇지 않습니다.
유산균 숫자 뿐만 아니라 유산균 유전자를 검사해봤더니,
장내 세균 유전자가 항생제 투여 후에 '항생제 내성 유전자'로 바뀐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우리 몸 속에 항생제 내성 세균들을 키우게 된다는 것이지요.
마지막으로, 클린다마이신과 시프로플록사신은 체내에서 낙산염(butyrate)을 만드는 유익균(Faecalibacterium, Subdoligranulum, uncultured Ruminococcaceae, Roseburia, Coprococcus, uncultured Lachnospiraceae)을 사멸시키는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낙산염은 체내에서,
장내 세포에 에너지 공급
암 발생 억제
염증 억제
산화 스트레스 억제
등의 작용을 하는데, 낙산염을 만드는 장내 유익균이 항생제 복용으로 사멸된다면 우리 몸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약을 열심히 먹는 것이 오히려 몸을 망칠 수 있다는 것이 항생제의 경우에 해당이 되겠네요.
그렇다고 무작정 항생제를 쓰지 말란 말이 아닙니다.
의학 교과서에 다음과 같이 안내되고 있습니다.
항생제의 사용은 부작용을 가져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은 항생제를 사용함으로써 얻는 효과가 부작용에 비하여 더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적합하지 않은 항생제의 사용은 오히려 매우 해로울 수 있으며, 병원균의 감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비병원성인 정상 균총(normal flora)을 파괴시켜 병원균의 침입을 간접적으로 도와 주는 결과를 낳게 된다.
콧물 감기나 인후염과 같은 바이러스 감염에 항생제를 사용하여 오히려 세균 감염이 속발하였다는 보고 등이 이를 잘 설명해 주고 있다.
- 홍창의, 소아과학 제 10판, p.372
진료 현장에서, 항생제를 먹지 않아도 되는 아이들이 벌써 항생제를 먹고 있는 경우를 너무 자주 보게 됩니다.
엄마의 불안함과 의사선생님의 항생제 오남용이 낳은 합작인데요.
매번 설명드리고 있긴 하지만, 널리 알려주세요.
우리 아이가 열이 나고 콧물 기침 설사 등을 한다면, 먼저 (소아전문)한의원에 가서 진찰을 받아주세요.
세균성 감염이 아니라고 판단되면 항생제 없이 증상을 개선시켜 주실 것입니다.
혹은 추가적인 의사의 진단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가까운 병원으로 안내해 주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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