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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이야기

독감접종, 노인에게 꼭 필요한 것일까? (2부 - 노인편)






65세 이상 노인에 대한 독감 접종은 현재 전세계적으로 권장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노인은 보건소에서 무료 독감접종을 맞을 수 있지요.


2015년 10월부터는 보건소뿐만 아니라 지정 병원에서도 무료로 독감접종을 맞을 수 있도록 하는 등 노인 독감 접종에 관한 국가사업은 확장되고 있습니다.


그 결과 2015년 10월 31일, 질병관리본부의 발표에 따르면 당시 우리 나라 노인 인구 중 77%(약 520만명)가 넘는 어르신들이 독감 접종을 완료했다고 하니, 실로 막대한 금액이 들어가는 사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권장되고 국가 사업으로 노력하는 노인 독감 접종.


실제 그 효과와 안전성이 얼마나 뛰어나길래 그럴까요?


노인 독감 접종이 이득이 크다는 과학적 근거가 있을까요?


관련된 논문(코크란 리뷰[각주:1])을 오늘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이 코크란 리뷰는 지난 40년 간 수행된 실험연구와 관찰연구를 종합하여 이루어졌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충격적인 부분은, 그 기간동안 제대로 된 임상실험연구(RCT)가 하나 밖에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많은 돈을 써가며 권장하고 있는 노인 독감 접종 사업이, 그 효과도 불분명한 채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본문의 관련 내용입니다.



지난 40년 간 수행된 실험연구와 관찰연구를 종합하여 본 결과, 자료들의 질이 낮고 편향성이 크기에 노인 독감 접종의 효과에 대한 명확한 결론을 내릴 수 없다.


현재까지의 근거들로는 노인 독감 접종에 대한 안전성, 효능, 효과에 대해 어떠한 가이드도 제공할 수 없다. 이러한 불확실함을 해결하기 위해, 잘 설계된 공공 펀딩의 무작위 대조군 실험이 여러 계절에 걸쳐 수행되어야 한다.








또한 독감접종의 효과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습니다.



조사결과 믿을 만한 근거에 따르면, 노인 독감 접종의 효과는 크지 않다(modest). 심지어 독감 유행기에 시행한 독감접종도 독감증상을 줄이는데 효과가 거의 없었다.


폐구균백신(PPV) 추가접종이 독감 백신의 능력을 의미있게 증진하진 않는 것으로 보인다.


노인 독감 백신은 전신 부작용(전신불편감, 발열, 미식거림, 두통)을 나타냈지만, 통계적으로 심각한 결과를 보여주진 않았다. 국소 부작용(압통, 팔 쑤심)은 빈번히 나타났다.









(독감 유행기에 독감접종률[각주:2]과 독감증상발현률[각주:3]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없었다)

(90%가 넘는 독감접종을 한 빨간색이나, 30%수준의 독감접종률의 주황색이나 독감증상이 발현되는 비율은 20~30% 사이로 비슷한 수준임을 알 수 있다)







헌데 이러한 미약한 효과마저도, 현재까지의 과학적 근거들의 심한 편향상태로 인하여 신뢰하기 어렵다고 저자는 밝히고 있습니다.



높은 수준의 연구는 노인독감백신 효과에 대해 긍정적인 결론을 내지 않는 경향이 있음.


정부에서 자금지원받은 연구는 노인독감백신 효과에 대해 긍정적인 결론을 내지 않는 경향이 있음.


제약회사에서 자금지원받은 연구는 더 권위있는 저널에 실리는 경향과 더 많이 인용되는 경향이 있음.


독감 백신 연구의 일반적인 수준은 매우 낮음. 이 리뷰에 사용된 자료들도 매우 편향되어 있어 실제적으로 해석가능하지가 않음.


지병 말기 혹은 사회경제적 약점이 있는 노인들은 독감 접종을 덜 맞는 경향이 있고 이 사실이 독감 효능을 증진시켰을 가능성이 있음.


독감 접종으로 인한 노인 총 사망 감소율이 47% 감소한다고 나온 결과는 지금까지의 독감 접종에 대한 근거들이 편향되어 있음에 대한 증거. 겨울동안 독감이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이 5% 수준이라는 추정치에 비해 너무 높은 수치이기 때문. 





과학적인 근거 수준이 전반적으로 낮고, 그마저도 제약회사(독감 백신을 팔아 돈을 버는)들이 자금지원하여 만든 연구결과들이 섞여 있기에 객관적인 과학적 근거가 거의 없는 수준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앞으로 임상실험 등의 더 많은 연구들이 이루어져서 현재 시행되고 있는 노인독감접종 정책들을 지지할만한 근거가 쌓어야겠지만, 저자는 그마저도 이루어지기 어려운 현실을 밝히고 있습니다.



현재까지의 연구들을 종합한 결과로는 백신 효과를 비현실적인 추정치로만 이해할 수 있을 뿐이다. 


이를 개선하여 노인독감접종의 효과를 제대로 알기 위해선 RCT(무작위대조군임상연구) 수준의 근거가 쌓여야 한다.


하지만 불행히도, 현재 노인 독감 접종은 세계적으로 권장되고 있기 때문에 윤리적인 문제로 대조군 설정이 더 이상 가능할 것 같지 않아 보인다.











노인에 있어서 독감 예방이 중요한 것은, 노인은 독감이 걸리면 합병증이 생기기 쉽고 심각한 결과(사망 등)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인데요.


현재 노인독감예방을 위해 열심히 이뤄지고 있는 독감접종이 의미있는 효과가 없고 근거수준이 미약하기 때문에, 과연 노인독감예방을 독감접종에만 의지해도 되는건지에 대한 의문을 리뷰에선 밝히고 있습니다.



노인독감예방에 대한 백신의 역할이 명확해질 때 까지는, 급성 호흡기 감염의 관리를 위해 더 포괄적이고 효과적인 전략들이 수행되어야 한다.


예를 들면 개인위생, 적절한 음식 제공, 물과 위생시설 등을 관리하는 것이다.


고위험군에 대한 백신의 효과 역시 더 평가되어야 한다.







현대의학의 의료적 개입과 그에 수반된 국가보건정책들이 꼭 과학적 근거에 기반하여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번 코크란 리뷰를 살펴보면서 다시 한 번 확인해볼 수 있었습니다.


이미 무료 사업으로 진행되고 있고 심각한 부작용에 대한 보고가 없기에, 어르신들에게 '독감접종 효과 별로니 맞지 마세요~' 라고 홍보하며 다닐 필요까진 없어 보입니다만,


'어르신, 독감접종을 맞았다고 해서 독감 예방에 소홀해선 안됩니다'라고 주의를 주며 생활환경과 위생 그리고 컨디션 조절에 신경써주시라고 말씀드리는 것이 현재의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적절한 티칭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참고)

본 코크란 리뷰가 2010년에 작성되었기에, 혹시 몰라 그 동안 새로운 근거들이 쌓여있을까 찾아보았는데, 딱히 그렇진 않아보입니다. 


2015년 이탈리아 연구진에 의한 리뷰[각주:4]에서도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습니다.


백신의 평가는 여전히 방법론적 문제들에 의해 영향받고 있다. 존재하는 편향들은 현재의 조절 수단들로도 적절히 제어될 수 없는 상태이다. 이를 해결하려면 잘 설계된 민간자본의 무작위대조군실험이 수행되어야 하나, 비용 문제와 윤리적 문제[각주:5] 때문에 어려운 상황이다






이제 '소아에 대한 독감접종의 예방 효과'에 대한 포스팅이 남았네요.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2018-03-05)

2018년 코크란 리뷰가 업데이트 되었습니다.

8개의 RCT, 5000명 이상의 데이터를 종합한 메타분석 결과를 다시 정리하였습니다.

다음의 글에서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2018/03/05 - 독감예방접종이 실제 독감을 예방해줄까요?



  1. Vaccines for preventing influenza in the elderly(2010) - http://onlinelibrary.wiley.com/doi/10.1002/14651858.CD004876.pub3/full [본문으로]
  2. vaccination rate [본문으로]
  3. attack rate [본문으로]
  4. Influenza vaccination in the elderly: why are the overall benefits still hotly debated?(2016) - http://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4718343/ [본문으로]
  5. 대조군을 설정하려면 독감접종을 일부러 안맞히는 노인들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것은 국제 권장사항에 반하는 것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