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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이야기

안면신경마비(구안와사) 양방치료? 한방치료? 무엇이 최선일까.






안면신경마비 혹은 구안와사에 걸렸다는 얘기는 주위에서 은근히 자주 들을 수 있습니다.



'찬 데 자서 입돌아갔냐' 등의 농담을 하기도 하지만, 당사자에게 있어선 개인생활이 불편해지고 사회생활이 어려워지며, 얼굴이 멀쩡히 돌아오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이 큰 질환인데요.







(오른쪽 얼굴에 안면신경마비가 온 환자의 사진)






병원에 가서 약을 먹어야 한다던지 한의원에 가서 침을 맞아야 한다던지, 주변 경험자들의 엇갈린 조언으로 혼란스러웠던 경험도 있으실 수 있는데요.



다양한 방향에서 접근할 수 있는 안면신경마비의 치료. 과연 어떤 접근이 가장 효과적이고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0. 안면신경마비에 대한 정확한 진단




먼저 가장 중요한 것은, 안면신경마비의 분류나 원인에 대한 정확한 진단입니다. 


안면신경마비의 절반 정도는 벨마비(Bell's palsy)라고 하는 정확한 원인 없이 발생하는 특발성 안경신경마비로, 따로 치료하지 않아도 70% 정도는 완전 회복 될 정도로 경과가 양호합니다.


다만 좀 더 주의를 요하는 람세이헌트 증후군이나, 뇌졸중 등의 중추신경계 병변으로도 안면신경마비가 나타날 수 있기에 의사 혹은 한의사에게 초기 진찰을 꼭 받아야 합니다.






1. 벨마비로 진단된 경우, 먼저 스테로이드제(+항바이러스제) 복용하기




벨마비는 예후가 양호한 경우가 많지만, 치료하지 않는 경우 5명 중 1명은 얼굴이 완전히 돌아오지 않거나 통증이 남아 있게 되기에 적절히 치료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벨마비에 있어서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치료는 초기 스테로이드제 복용입니다.


이것은 이미 해로움 대비 이로움이 더 크다는 것이 증명되어 현재 흔히 이루어지고 있는 치료 방법인데요, 최근 업데이트가 이루어진 코크란 리뷰를 통해 얼마나 의미 있는 치료인지 다시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한쪽 얼굴의 벨마비 환자를 대상으로 한 7개의 임상연구 총 895명의 데이터를 종합해 본 결과,


스테로이드제를 복용한 경우 6개월 이후 안면운동기능의 불완전한 회복이 17% 나타난 반면,

복용하지 않은 경우는 28%가 얼굴 완전회복이 되지 않았습니다.


즉, 스테로이드제 복용은 얼굴 회복이 불완전하게 될 상대위험도를 37% 정도 줄여주는 것으로 확인되었고,[각주:1] 이는 10명의 환자가 스테로이드 치료를 하면 1례의 불완전회복을 막을 수 있는 것으로 계산됩니다.[각주:2]


다만 외관 상의 후유증은 스테로이드를 복용하나 안하나 비슷한 수준이라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근거수준 : 낮음).[각주:3]


부작용 측면에서 스테로이드 복용군과 비복용군간에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각주:4]






또 하나 알려진 치료법은 항바이러스제 복용입니다.


이에 관련해서도 최근의 코크란 리뷰를 살펴보겠습니다.





10개의 임상연구 총 2280명의 데이터를 종합한 결과(연령대 14세~84세),


심한 벨마비의 경우 스테로이드제 단독요법보다 스테로이드+항바이러스제 요법이 발병 후 6개월 이후 불완전한 회복의 상대위험도를 36% 정도 감소시켜줌이 확인되었습니다(근거수준 : 낮음).[각주:5]


다만 항바이러스제 단독투여는 위약과 비교해서 별다른 이득이 확인되지 않았습니다.[각주:6]


연합운동(motor synkinesis)이나 악어눈물 등의 후유증은 스테로이드+항바이러스제 복용군이 스테로이드+위약 복용군에 비해 상대위험도가 44% 낮았습니다(근거 수준 : 적정).[각주:7]






2. 양약복용 동시에 침치료 및 한약치료 하기




벨마비에 있어서 침치료의 효과는 2010년 코크란 리뷰에서 다룬 적이 있고, 당시 제한된 근거 상황 하에서 침치료의 이득을 보고한 바 있습니다.





그 이후에도 많은 관련 연구에서 벨마비에 있어서 침치료의 이득을 보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최선의 치료결과를 위해, 스테로이드제를 복용하면서 동시에 초기부터 침치료를 꾸준히 시행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또한 안면신경에서 발생하는 염증상황에 인체가 잘 대처할 수 있게, 혹은 염증 자체를 조절해줄 수 있도록 한약 처방을 받아 먹는 것 또한 권장할 수 있습니다.


한약 처방은 스테로이드제 등 양약을 복용중이라면 성분명과 복용량 등을 확인하고 환자에게 해가 없도록 판단하여 처방할 수 있는 의료인(한의사)에게 처방받아 복용하는 것이 권장되며, 주위 비의료인에 의한 처방이나 시중의 건강기능식품 등을 복용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권장하지 않습니다.






3. 마치며




인터넷 상 간간히 올라오는 의료관련 질문글을 보면, 벨마비의 치료에 대해 갈팡질팡하는 모습이나 잘못된 조언들이 종종 목격되어 해당 포스팅을 하게 되었습니다.


정리하자면, 


1) 얼굴이 틀어지거나 통증이 생긴다면 즉시 의사, 한의사의 진찰을 받아야 하며

2) 벨마비로 진단된 경우 가능하면 조기에 스테로이드제 복용을 시작해야 하며

3) 또한 동시에 한방 침치료(or침+한약치료)를 시작하여 얼굴이 완전히 개선될 때까지 성실히 치료한다.


가 되겠습니다.



경험적으로 벨마비가 발생하는 이유로는 직장이나 가정 내 스트레스, 혹은 과음 후 좋지 못한 장소에서의 수면, 지나친 체력의 소모 이후 등인 경우가 잦습니다. 평소 체력과 컨디션을 잘 유지하고 안정된 생활을 하는 것이 예방에 중요하겠고, 만약 벨마비가 발생된다 하더라도 잘 치료받으면 대부분의 경우 완전한 회복이 이루어지니 너무 걱정마시고 상기의 방법대로 양방과 한방의 협진을 받으시면 되겠습니다.









  1. RR 0.63, 95% CI 0.50 to 0.80, seven trials, n = 895 [본문으로]
  2. 95% CI 6 to 20 [본문으로]
  3. RR 0.96, 95% CI 0.40 to 2.29, two trials, n = 75, low-quality evidence [본문으로]
  4. RR 1.04, 95% CI 0.71 to 1.51, n = 715 [본문으로]
  5. RR 0.64, 95% CI 0.41 to 0.99, n = 478, low quality evidence. [본문으로]
  6. RR 1.10, 95% CI 0.87 to 1.40, n = 658 [본문으로]
  7. RR 0.56, 95% CI 0.36 to 0.87, n = 469, moderate quality evidence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