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진일 2016-03-21
만 6세 5개월 여아
키 45%, 체중 77%, BMI 86%
주소증
잦은 복통.
배꼽 주변이 아프다고 한다.
3월 들어서 초등학교 입학 이후 그런다고.
배가 수시로 아프다고 하는데 하루에도 여러번.
밥 먹기 전, 먹는 도중, 먹은 후에 아프다고 하는데, 왜 아프다고 하는지 모르겠다.
진찰내용
변 양호.
수면 양호.
피부 양호.
복각은 큰 편.
복진상 압통 별무.
중이 양호.
하비갑개 중등도 종창. 우측은 중격에 닿을 정도.
후비루 약간.
편도 +/+
치료경과
복통이 나타난 시기와 통증의 부위, 아이의 전반적인 상태, 신체검사 상 특이 소견 없음 등으로 기능성 복통으로 진단하고, 해당 병태를 조절하기 위해 처방.
<2016-03-21>
○○○탕 15일치 처방. 하루 2봉 복용 지시.
<2016-04-04>
탕약을 맛없어하여 하루 한 봉만 먹고 있다.
복용 이후 배아프단 소리는 줄어, 평균 하루 한 번 정도 하고 있다.
가능하면 정량을 먹도록 지시.
<2016-04-11>
여전히 하루 한 봉만 먹고 있다.
배아프단 소리를 안하는 날도 있다.
이후 내원하지 않아 마지막 내원 한 달 후 연락을 해보았다.
복통 호소가 거의 없는 채로 유지되고 있는 것을 확인.
그로부터 약 두 달 후인 오늘, 다시 한번 연락드려보았다.
한 달에 두 세번 정도 복통을 호소하지만 오래가지는 않는다는 답변.
이상으로 치료 및 팔로우업을 마무리하였다.
소고
상기 환아는 키 몸무게 성장도 양호하고 진료실에서도 무리 없이 진찰에 응해주던 아이였습니다. 갑작스런 아이의 잦은 복통 호소가 생겼지만 또 돌아서면 잘 놀고 대변도 양호한 모습에 엄마는 이게 꾀병인지 아닌지 긴가민가하신 상태로 방문하셨지요.
환경의 변화는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느끼게 하며, 상기 환아와 같이 새학기, 특히 초등학교 입학 시기 와 맞물려 복통 호소가 갑자기 늘어난다면 신경성 복통인 기능성 복통의 가능성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기능성(functional) 복통도 기질적 원인을 가진 경우와 비슷하게 불편할 수 있어 기질적 원인과 비기질적 원인을 구별하는 것이 치료 방침의 결정에 중요하다. 정상적인 성장을 하면서 신체검사상 특이한 소견이 없다면 기능성 복통일 확률이 높다.
- 홍창의, 소아과학 제 10판
일선의 한의사로서, 복통을 호소하는 환자가 양방의 추가적인 진찰과 약물 혹은 수술이 필요한 상황인지 감별진단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 기질적 문제가 없는 심리적 혹은 신경성 복통의 경우 한방 치료가 효과적인데 그 증례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상기 환아는 복약 순응도가 좋지 못해 보름치 처방을 약 한 달간 복용하며 이후 추가적인 치료를 하지 않았음에도, 한약 복용 이후 복통 호소의 빈도와 강도가 빠르게 줄어든 이후 효과가 유지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치료를 이어간다면 지금 남아 있는 '한 달에 두 세번 정도'의 복통도 사라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나, 환자와 보호자의 삶의 질이 현재 양호한 상태로 훗날 악화된다면 추가적인 치료를 하기로 하고 팔로우업을 종료하였습니다.
아이를 한의원으로 데려온 엄마에게 고맙고, 처방을 잘 먹어 준 아이에게 고맙고, 아이 치료를 가능하게 해 준 자연에게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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