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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및 엄마건강

임산부 영양보충, 어떻게 해야할까? (2부 : 엽산)






지난번 1부에선 '철분제'에 대한 내용을 살펴보았습니다.


철분과 함께 임신 시 꼭 복용해야 하는 것으로 유명한 것이 바로 '엽산'인데요. 


철분제는 빈혈이 없는 임산부의 경우 임신 12주차 이후부터 복용해도 괜찮지만,


엽산은 더 일찍부터 복용하라고 권장받게 됩니다.


엽산을 먹는 것이 엄마와 태아에게 어떤 좋은 영향이 있는지?


과량 복용에 따른 부작용은 없는지?


꼭 먹어야 하는지?


등에 대해서 과학적 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임신기 엽산 보충, 왜 필요할까?



엽산은 핵산과 아미노산 합성, 세포 분열, 조직 성장, DNA 메틸화에 필수적인 존재로, 인체가 정상적으로 기능하기 위해 꼭 필요합니다. 인간은 스스로 엽산을 합성할 수 없기에, 체내 엽산 필요량을 먹는 것과 장관 내 미생물에 완전히 의존합니다. 


엽산은 콩과식물의 녹색 이파리 채소(시금치나 무청 같은)와 과일(감귤류)에 들어있는 수용성 비타민 B 입니다. 평상시엔 이런 식품 섭취와 엽산 보강 식품을 섭취하며 체내 엽산 농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만, 임산부의 경우엔 조금 다릅니다. 


임산부는 자기 몸 자체에서 추가 혈액이 필요하고, 늘어나는 태아의 혈액 요구량을 충족시키기 위해 더 많은 엽산이 필요하게 됩니다. 보충제로 만든 엽산 형태(folic acid)는 음식에 포함된 엽산(folate)보다 생체이용률이 대략 70%가 높다고 합니다. 즉 임산부에선 추가적인 엽산제 보충이 필요하게 됩니다.


임산부에서 엽산 보충이 잘 되지 않으면 어떤 결과가 발생할까요? 


임산부 엽산 결핍의 결과로, 심혈관계 질환, 임신중독증, 신경관결손 등의 위험이 증가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태아의 신경관 발달은 임신 수정 후 28일 이내에 완성되는 과정인데, 닫혀야 할 신경관이 닫히지 못하여 발생하며 여기에 속하는 질환으로는 잠재 이분 척추, 수막 탈출증, 뇌류, 무뇌증 등이 있습니다.


(최근들어, 5-MTHF(5-methyl-tetrahydrofolate)가 엽산 보충의 대체제로 제안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엽산이 장점막을 통과하는 동안 5-MTHF로 대사되기 때문에, 애초에 대사된 형태를 복용하는 방향을 연구중에 있습니다.)


(신경관결손은 임신 중기 혈액검사에서 알파피토프로틴 농도가 상승되면 의심할 수 있고, 초음파 검사로 확진합니다.)






* 엽산의 하루 복용량은?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임신을 시도하는 순간부터 임신 12주차때까지 매일 400㎍의 엽산을 보충하는 것이 권장됩니다(WHO 2006).


또한, 이전에 신경관결손 아이의 출산 경험이 있거나 당뇨가 있거나 항경련치료를 받는 산모의 경우, 엽산이 풍부한 음식 섭취와 더불어 매일 5000㎍의 엽산을 보충하는 것이 권장됩니다(IOM 2003, WHO 2006).


2015년 WHO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공인된 임신기 엽산 결핍 수치는 없습니다. 하지만, 신경관결손의 가장 낮은 위험과 관련된 최적의 엽산 수치는 906nmol/L 혹은 그 이상인데, 이는 엽산 보충을 매일 하였을 때 4주 이내에 도달될 수 있는 수치라고 합니다.






* 엽산 복용의 임상적 효과






31개의 연구, 1만7천여명의 데이터를 종합한 코크란 리뷰의 결론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다음은 임신기 엽산 단독 복용 효과를 확인해 본 연구들을 종합한 결과입니다.


    • 임신기동안 엽산 보충제를 먹는 것은 조산, 유산, 사산에 있어서 효과 없음.
    • 출산 이전의 빈혈, 평균 헤모글로빈 수치, 혈청 엽산 수치의 향상에 효과 없음.
    • 평균 출생체중 약 135g 향상[각주:1] 
    • 거대적아구성 빈혈 79% 감소[각주:2]



임신기동안 엽산을 열심히 복용하는 것이, 그닥 큰 메리트가 없음을 이 연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실 엽산 복용의 가장 중요한 이유는 바로 '신경관 결손'이라는 태아선천기형을 예방하기 위함인데요.


엽산이 신경관 결손 이외의 다른 선천태아기형에도 예방 효과가 있다는 연구들이 있어 왔습니다. 이에 대해 사실 관계를 다음의 코크란 리뷰를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5개의 연구, 7300여명의 데이터를 종합한 코크란 리뷰의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다음은 임신(수정) 전부터 임신 12주까지 특정 용량의 엽산을 매일 복용한 산모의 결과입니다.


    • 엽산 보충은 신경관 결손의 발생과 재발을 69% 예방한다.[각주:3]
    • 이 효과는 엽산의 용량 360㎍~4000㎍에서 유효함이 확인되었다.
    • 이 효과는 엽산과 다른 비타민, 무기질을 함께 복용해도 유효했다.
    • 엽산의 다른 선천기형(구순열, 구개열, 심혈관기형 등) 예방에 대해선 데이터가 불충분하며, 현재의 근거에 따르면 명백한 효과가 없다.



'엽산은 단독으로 복용하거나 다른 비타민과 무기질과 함께 복용했을 때 신경관결손의 발생과 재발을 예방한다. 이러한 긍정적인 반응은 하루 360㎍ 이상의 용량이라면 어느 양을 먹어도 달라지지 않았다.' 


'다른 선천적 기형이나 유산 등의 결과에 있어선 엽산 보충이 어떠한 예방적 혹은 부정적 효과가 있음을 지지하는 근거는 없었다.'


'선천 기형을 예방하기 위한 엽산 보충의 긍정적인 효과는 복용의 타이밍에 의존한다(임신 전과 임신 12주까지).'




즉, 엽산 복용은 타이밍이 가장 중요하단 것을, 위의 두 리뷰를 통해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리뷰는 'during pregnancy' 즉 임신기 동안의 복용을 조사해 봤을 때엔 별다른 효과가 없었지만,


두 번째 리뷰에서 'periconceptional' 즉 수정 전후(임신시점 전후)에 복용한 경우 태아 신경관결손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것입니다.






즉 임산부의 엽산 보충에 대한 결론을 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임신 시 엽산 보충제를 복용하는 것은 태아의 '신경관결손'을 예방해주기에 필요하다. 
  2. 엽산 보충제는 하루 당 360㎍(0.36mg) 이상이면 충분하다.
  3. 중요한 것은 복용 시기이다. 엽산 보충의 시작시기는 임신을 계획할 때부터, 중단시기는 임신 12주차이다.




지인에게 물어보니, 보건소나 산모건강증진센터에서 제공하는 '광동제약 폴원'의 경우 엽산 1mg(1000)짜리 캡슐이더군요. 이것을 임신 시작 시점부터 임신 12주차까지 매일 복용하면, 상기에 살펴본 근거에 해당하는 효과를 충분히 볼 수 있겠습니다.


철분제와는 다르게, 엽산은 부작용이 있는 경우가 많지 않으니 드시기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입니다.






다음편에서는 '3부 : 비타민'을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MD 135.75, 95% CI 47.85 to 223.68 [본문으로]
  2. RR 0.21, 95% CI 0.11 to 0.38; four studies, 3839 women [본문으로]
  3. RR 0.31, 95% CI 0.17 to 0.58; five studies; 6708 births; high quality evidence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