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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과 Q&A/축농증

소아 축농증에서 항히스타민제,비충혈완화제,코세척이 효과가 있을까요?




지난 포스팅에서, 소아 축농증(급성세균성부비동염)의 진단과 치료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함께 살펴보았습니다.


미국소아과학회의 가이드라인에서는 항생제의 사용 여부에 대한 판단 기준을 제시하였는데요.


(▶2016/06/03 - [소아과 Q&A/축농증] - 미국소아과학회 축농증 진료지침 (2013))




어린이들은 평균적으로 일년에 6~8회 감기에 걸리고, 감기 걸린 아이들 중 6~13%는 축농증이 합병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축농증은 특히 만 2~6세에 다발하며, 특히 어린이집 등의 단체생활을 하는 아이에게 잘 발생됩니다.


축농증의 임상적 특징 중 하나는 '감기보다 긴 콧물기침'으로, 몇 주 심지어 몇 달간 연이어 양약을 먹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실제 우리나라 소아과나 이비인후과에서 축농증으로 처방을 받아보면, 약이 여러가지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흔히 항생제에 항히스타민제, 비충혈제거제 등의 약을 조합하여 처방합니다.




코크란측에 따르면, 어린이의 축농증 치료는 여전히 논란이 많은 상태입니다. 축농증 치료에 있어서 항생제의 효능을 연구한 무작위대조연구는 현재까지 오직 4개[각주:1] 뿐이며, 연구 간의 결과도 서로 상충적입니다.


거기에 항히스타민제, 비충혈제거제 등의 추가약까지 장기적으로 복용하는 것이 과연 안전할까요?


이러한 축농증에 사용하는 양약들이 실제 우리 아이 축농증에 효과가 있는지, 


부작용이나 해로움은 없는 것인지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본문 링크)



2014년에 발표된 해당 코크란 리뷰는, 18세 미만의 소아와 아동, 청소년의 축농증(급성부비동염)을 대상으로 비충혈완화제, 항히스타민제, 코세척의 효용성을 평가하기 위한 작업이었습니다.



리뷰 저자는 논문검색을 통해 47개의 연구 결과를 발견하였으나 그 중, 


12개는 성인 대상의 연구라서 제외

11개는 관련 데이터가 없기에 제외

8개는 만성부비동염에 관한 데이터라 제외

2개는 급성부비동염 진단기준에 맞지 않아 제외

1개는 알레르기비염 환아에 대한 연구라 제외

1개는 무작위대조실험이 아니어서 제외


등등, 기준에 미달하여 탈락시키다 보니 이번 리뷰에 활용할 수 있는 연구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따라서 코크란측에서 이번 주제에 대해 제시하는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 어린이의 축농증(급성부비동염)에 있어서, 항히스타민제 혹은 비충혈완화제가 효과적인지 아닌지에 대해 판단할 근거가 없다. 즉, 어린이의 축농증에서 항히스타민제나 비충혈완화제의 사용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찾을 수 없었다.
    • 게다가, 다른 상부호흡기감염에서 어린이들에게 이러한 약들을 사용하는 것이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근거들이 증가하고 있다. 확인된 부작용은 졸림, 보챔, 불면, 약물성비염, 중이염 장기화, 사망이 있다'
    • 따라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대조실험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을 때까지, 이러한 약물의 사용은 권장되지 않는다.
    • 어린이 축농증에서 코세척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없다. 비록 코세척이 일반적으로 잘 활용되긴 하지만, 효용성을 뒷받침하는 데이터 없이 루틴하게 사용하는 것은 권장될 수 없다.






과학 지성 단체인 코크란의 이번 리뷰 결론에서도 언급된 무시무시한 부작용의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아이들은 해당 약물을 자주 처방받에 먹게 됩니다. 


혹은 처방받지 않더라도, 약국에서 사먹는 감기약에도 이러한 양약성분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망까지 초래하는 이러한 약물들의 부작용 때문에, 미국 FDA에서는 최근 2세 이하 아동의 약국 감기약(OTC) 복용을 금지하는 서한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의학 교과서에는 다음과 같이 안내되어 있습니다.


'소아의 점막의 기본적인 구조는 성인과 같지만, 두께가 얇고 안정성이 성인에 비해 떨어져 쉽게 상처를 입게 되고 이를 통해 감염이 잘 되며 알레르겐이 신체 내로 쉽게 유입된다. 더욱이 면역계의 발달이 미숙한 신생아와 영유아에게는 1차 방어선인 점막의 역할이 더욱더 중요하다'


'호흡기 질환에 흔히 사용되는 약제 중 항히스타민제도 질병의 상태에 따라 점막을 건조시켜 오히려 방어 기전에 악영향을 줄 수 있으며, … 이러한 약물 치료로 발생하는 의원성 문제들이 생각 밖으로 흔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 홍창의 소아과학 제 10판



이러한 약을 오래 먹어도 증상이 좋아지지 않는다던지 한다면,


마냥 아이에게 양약만 먹이지 마시고,


가까운 소아 한의원으로 가셔서 한의학적 치료를 시도해 보시길 바랍니다.


비록 축농증의 한방 치료에 대해 발표된 코크란 리뷰는 없지만,


현재와 같이 양약의 효과에 대한 근거는 없고 해로움에 대한 보고만 있는 경우라면,


한의학은 그 대안적 역할을 훌륭히 해 줄 수 있을 것입니다.






  1. Garbutt 2001; Kristo 2005; Wald 1986; Wald 2009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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