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아과 Q&A/중이염

소아의 급성중이염에서도 항생제는 득보다 해가 커





중이염 진료를 보는 의사 및 한의사, 혹은 중이염이 잘 가는 아이를 둔 보호자라면 최근 미국소아과학회의 소아 중이염 진료지침에 대해 보신 바 있으실 겁니다. 이전에 이에 관해 포스팅도 하였는데요.


▶2016/01/28 - [소아과 Q&A/중이염] - 미국 소아과학회 소아 중이염 치료지침 (최신)



이 진료지침의 주된 내용은, 


급성중이염과 삼출성중이염을 잘 구별하여, 항생제가 이득이 없는 삼출성중이염에 항생제 처방을 하지 말고,

급성중이염이라도 아이의 개월수나 증상의 경중, 한쪽이냐 양쪽이냐 등에 따라 항생제를 꼭 필요할 때만 하자는 것인데요.


이 진료지침이 2013년 개정판이니, 그 이후로도 소아 중이염에 대해 항생제 사용에 관한 임상연구들이 진행되어 왔을 것입니다.


이에 최근의 근거까지 포함한 코크란 리뷰가 있어 함께 살펴볼까 합니다.


참고로 아이들 급성중이염에 있어서, 항생제 처방률이 네덜란드는 56%, 미국은 95%라고 하네요.










(본문 링크)



이 연구는 이전의 2013년 리뷰를 업데이트하여 2015년 공개한 코크란리뷰입니다.


이 리뷰는 두 개의 연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1) 항생제치료와 위약치료를 비교

2) 항생제 즉시투여와 대기관찰치료를 비교



13개의 RCT - 3401명 아동, 3938례의 급성중이염 데이터를 종합한 결과,


  • 항생제치료를 하던 위약치료를 하던, 치료 시작 24시간 후 60%의 아이들의 통증이 좋아졌다.


  • 항생제치료를 하면서 위약군 대비 통증변화는,

24시간 이후에는 상대적 통증감소가 없었지만[각주:1]

2~3일 후엔 통증을 느끼는 아이가 1/3이 줄었고[각주:2]

4~7일 후엔 통증을 느끼는 아이가 1/4이 줄었고[각주:3]

10~12일 후엔 통증을 느끼는 아이가 2/3이 줄었다.[각주:4]


  • 항생제치료를 하면 위약군에 비해,

2~4주 후 고막운동검사 상 비정상 소견이 줄었다.[각주:5]

6~8주 후 고막운동검사 상 비정상 소견이 줄었다.[각주:6]

고막천공 발생이 줄었다.[각주:7]

반대쪽 중이염 발생이 절반정도로 감소했다.[각주:8]


  • 하지만, 항생제 치료를 해도 위약군에 비해

3개월 후 고막운동검사 상 비정상 소견에 있어 차이가 없었고[각주:9]

급성중이염 재발을 줄이지 못했다.[각주:10]


  • 심각한 합병증은 드물었고, 항생제 치료군과 위약치료군에 있어서 차이가 없었다.


  • 부작용(구토, 설사, 피부발진) 발생은 항생제 치료를 받는 14명 당 한 명씩 경험하였다.[각주:11] 
  • Funnel plot은 출판 편향을 제시하지 않았다.
  • 항생제치료가 가장 효과적인 대상은,

2세 미만의 일측의 급성중이염 (NNTB 4)

양쪽 급성중이염과 이루가 있는 아이 (NNTB 3)



  • 항생제 즉시투여와 대기관찰을 비교해보면,

3~7일 간은 통증에 있어서 차이를 발견할 수 없었다.[각주:12]

항생제 즉시투여는 대기관찰에 비해 통증을 줄여주지 못했다.[각주:13] 


4주 후 고막운동검사 상 비정상 소견, 고막천공, 급성중이염 재발의 차이는 없었다.


항생제 즉시투여와 대기관찰 양쪽에서 심각한 합병증은 일어나지 않았다.


항생제 즉시투여는 구토, 설사, 피부발진 등의 위험이 증가하였고, 항생제치료를 받은 9명 당 한명이 이러한 부작용을 경험하였다.[각주:14]




결론


소아 급성중이염에서 항생제치료는 초기 통증 감소엔 효과가 없으나 며칠 이후에 통증이 좋아진 아이들을 아주 약간 만들어주었고, 급성중이염 재발이나 3개월 후 청력감소에 효과가 없었다. 하지만 항생제치료는 고막천공과 반대쪽 중이염 발생이 되는 아이들 수를 약간 줄여주었다.


항생제 즉시 투여는 대기요법에 비해 3~14일 사이 통증 감소 효과가 보이지 않았다. 또한 4주차 청력감소, 고막천공, 급성중이염 재발 수에 있어서도 차이가 없었다.


유양돌기염과 같은 드문 합병증을 항생제치료가 줄여주는지에 대해 평가하기엔 정보가 충분치 않았다. 

이 리뷰에 포함된 모든 연구는 고소득국가에서 이루어졌으며, 편향위험은 낮은 수준이다.


위약과 항생제를 비교한 연구의 질은 높은 수준으로, 이후의 연구가 현재의 결론를 바꿀 가능성은 아주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

대기관찰과 항생제 즉시투여를 비교한 연구의 질은 적정 수준으로, 이후의 연구가 현재의 결론에 영향을 주어 바뀔 가능성이 있다.


고소득국가의 경도의 급성중이염의 대부분의 경우에선, 대기관찰 접근이 적절해보인다.







소아 급성중이염에서의 항생제 치료는 일부의 경우(2세 미만, 양쪽+이루)를 제외하곤 이득을 보는 숫자보다 부작용을 경험하는 숫자가 더 크고, 게다가 항생제 복용이 만드는 지역사회의 항생제 내성률 증가를 고려한다면, 2013년의 미국소아과학회 소아중이염 진료지침보다 더 엄격히 항생제 사용을 제안할 수 있음을 이번 코크란리뷰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현재 삼출성중이염의 경우 항생제 혹은 항히스타민제 치료가 이득이 없음이 확인된 상태로, 적극적인 대기 관찰요법이 기본 치료방법으로 안내되고 있는데요. 이번 리뷰에선 급성중이염의 경우에도 비슷한 치료원칙이 가능함을 근거제시하고 있습니다.


'급성중이염이 있으면 무조건 항생제 투여'가 아님을 얘기하는 것이지, 실제 임상현장에선 항생제 투여가 필요한 경우도 물론 있습니다. 이에 대한 판단을 위해 의사가 진찰을 하는 것이지요. 다만 내 아이가 불필요한 항생제를 먹는 경우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선 엄마도 어느정도 알고 있어야 할 내용입니다. 또한 저와 같은 소아 한의사는 아이의 귀 상태와 임상증상을 보고 항생제 치료를 의뢰할지 안할지를 판단해드리고 있습니다. 


'중이염=항생제'가 아니라는 것,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1. (RR 0.89, 95% CI 0.78 to 1.01) [본문으로]
  2. (RR 0.70, 95% CI 0.57 to 0.86; NNTB 20) [본문으로]
  3. (RR 0.76, 95% CI 0.63 to 0.91; NNTB 16) [본문으로]
  4. (RR 0.33, 95% CI 0.17 to 0.66; NNTB 7) [본문으로]
  5. (RR 0.82, 95% CI 0.74 to 0.90; NNTB 11) [본문으로]
  6. (RR 0.88, 95% CI 0.78 to 1.00; NNTB 16) [본문으로]
  7. (RR 0.37, 95% CI 0.18 to 0.76; NNTB 33) [본문으로]
  8. (RR 0.49, 95% CI 0.25 to 0.95; NNTB 11) [본문으로]
  9. (RR 0.97, 95% CI 0.76 to 1.24) [본문으로]
  10. (RR 0.93, 95% CI 0.78 to 1.10) [본문으로]
  11. (RR 1.38, 95% CI 1.19 to 1.59; NNTH 14) [본문으로]
  12. (RR 0.75, 95% CI 0.50 to 1.12) [본문으로]
  13. (RR 0.91, 95% CI 0.75 to 1.10) [본문으로]
  14. (RR 1.71, 95% CI 1.24 to 2.36; NNTH 9)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