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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이야기

저용량 아스피린 복용, 득보다 해가 더 커




'아스피린을 꾸준히 복용하면 심혈관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이렇게 방송에서 소개된 걸 보시고, 나중을 위해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하고 계신 분들계실 것입니다.


그런데 예방효과가 얼마나 클까요? 혹시 부작용은 없을지.


언제는 먹으면 좋다, 또 언제는 먹으면 안 좋다. 

기사가 나올 때마다 우리를 헷갈리게 합니다.ㅎ




이전에 한 번 심혈관질환을 겪은 환자에서 재발 방지를 위한 아스피린 복용은 유효한 것으로 의학적 근거가 탄탄한 상황인데요,


건강한 사람에서 뇌심혈관질환 예방(일차예방)을 위한 투여에 대해서는 아직 의학적 근거가 미비합니다.




아스피린의 뇌심혈관질환 일차예방에 대한 효과를 살펴본 두 대규모 연구, ASPREE[각주:1]연구와 ASCEND[각주:2]연구가 최근에 저명 의학저널 NEJM에 실렸는데요, 내용이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오늘 글에서 두 연구를 종합하여 살펴보겠습니다.




1) ASPREE 연구는 미국과 호주에서 70세 이상의 건강한 노인 1만9천여명 대상으로 약 5년여 추적관찰한 임상연구이고,


2) ASCEND 연구는 40세 이상의 당뇨가 있는 성인 1만5천여명을 대상으로 7년 이상 추적관찰한 임상연구입니다.


두 연구 모두 100mg 아스피린 복용군을 위약군과 비교하였습니다.




바쁘시다면 마지막 결론을 봐주세요^^






아스피린과 뇌졸중/출혈




아스피린 복용 시 뇌졸중과 심혈관질환 발생위험은 5%감소[각주:3]에 그친 반면, 출혈질환 발생위험은 무려 38%나 증가[각주:4]




[시간에 따른 심혈관질환 누적 발생률]

[아스피린 복용군에서 약간 감소하지만 큰 차이는 없는 것을 알 수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증가하는 출혈 누적 발생률]

[아스피린 복용기간이 길어질수록 누적발생 차이가 꾸준히 증가함을 알 수 있다]






[아스피린 복용으로 뇌출혈과 상부소화기출혈 위험은 거의 2배 가까이 증가]



(참고: 이 연구에서는 참여자들의 건강 정도가 높아, 예상한 심혈관질환 빈도의 절반 정도밖에 발생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전 연구들보다 아스피린 복용의 이득적인 측면이 다소 낮게 나온 이유로 저자는 이러한 부분으로 인한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아스피린과 사망률



ASPREE연구에서 아스피린 복용 시 총사망률 위험은 14% 증가[각주:5]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스피린 복용군에서 사망률이 증가한 것은 특히 암으로 인한 사망이 증가했기 때문인데요.


아래 그래프에서 확인해보겠습니다.




[A. 암 누적 사망률]

[B. 심혈관질환, 뇌경색 누적 사망률]

[C. 출혈, 뇌출혈 누적 사망률]

[D. 기타 요인 누적 사망률]



아스피린 복용으로 심혈관질환, 뇌경색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18% 감소하긴 했지만, 아스피린 복용군에서 암 사망 위험비 30% 증가, 출혈/뇌출혈 사망 위험비 18% 증가, 기타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비가 16%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스피린 복용군의 암발생은 특정 부위나 종류에 국한되진 않았습니다.


(참고: 아스피린이 암 사망을 예방해줄 수 있다는 내용의 과거 연구들이 있었는데요. 이번 연구는 추적관찰 기간이 약 5년 정도로 비교적 짧아 암에 대한 예방 효과가 나타나기 전에 연구가 종료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저자는 언급하고 있습니다.)


한편, ASCEND연구에서는 7년 이상의 추적관찰 결과, 이전에 알려진 아스피린의 암 예방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고 오히려 암 발생이 증가되는 방향성이 관찰된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아래 도표 참조)




[암발생 아스피린복용군에서 897건, 위약군에서 887건]






아스피린과 장애



생존/사망 여부도 중요하지만, 노인의 입장에서 '건강한 생존'이 더욱 중요한 문제일 것입니다.


아스피린이 '장애 없이' 건강한 생존기간을 늘리는데 도움이 될까요?




[Y축은 총사망률+치매+신체장애 누적 발생률]

[시간이 지나도 거의 차이가 없는 것을 볼 수 있다]



아스피린 복용은 신체장애 없는 생존기간 연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스피린과 당뇨인





당뇨가 있으면 심혈관질환의 위험이 증가하는데요.


때문에 당뇨환자의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아스피린 복용이 제안되기도 합니다.


ASCEND 연구에서는 당뇨환자에게 저용량 아스피린을 투여했을 때, 이전에 심혈관질환이 없던 사람의 경우 심혈관위험(심근경색, 뇌졸중, 일과성허혈발작)이 약 12%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그와 함께 두개내출혈, 위장관출혈 등 출혈의 위험이 29%가 증가됨이 확인되었습니다.

(아래 도표 참조)

 





'저용량 아스피린 복용은 당뇨환자에서 심혈관 위험을 줄여주지만, 그에 상응할 정도의 출혈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연구 저자는 결론내고 있습니다.





결론




현재 미국, 유럽, 호주의 최근 가이드라인[각주:6]에서는 노인의 심혈관질환 1차 예방으로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것이 제한된 근거만 있음을 언급하고 있는데요.


'아스피린이 건강에 좋다' 이것은 의학적으로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신체 상황 상 복용이 필요하거나, 이전에 심혈관질환을 겪고 난 후 재발 예방 목적 등이 아니라면 불필요한 아스피린 복용은 오히려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음이 이번 연구에서도 재확인 되었습니다.


물론 이번 연구도 아스피린에 관한 여러 연구 중 하나로, 이번 결론이 의학적 사실은 아닐 수 있습니다. 앞으로 잘 설계된 대규모 연구들이 더 수행되어 예방적 아스피린 복용에 대해 견고한 결론으로 다가갈 수 있길 기대합니다.




저용량 아스피린을 꾸준히 복용하면

  1. 심혈관 위험이 의미있게 감소되진 않으면서 출혈위험이 크게 증가된다

  2. 총사망률이 증가된다

  3. 신체 장애 발생을 줄여주지 못한다

  4. 당뇨환자에서 심혈관 위험을 줄여주지만, 출혈위험 역시 증가된다


(참고: 모두 이전에 심혈관질환이 없는 사람 대상의 결과)

(참고: 1,2,3번은 70세 이상의 건강한 백인 노인 대상으로 연구된 결과)

(참고: 4번은 40에 이상의 당뇨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된 결과)


  1. ASPirin in Reducing Events in the Elderly [본문으로]
  2. A Study of Cardiovascular Events iN Diabetes [본문으로]
  3. hazard ratio, 0.95; 95% confidence interval [CI], 0.83 to 1.08 [본문으로]
  4. hazard ratio, 1.38; 95% CI, 1.18 to 1.62; P<0.001 [본문으로]
  5. hazard ratio 1.14 (95%CI 1.01 to 1.29) [본문으로]
  6. Nelson MR, Doust JA. Primary prevention of cardiovascular disease: new guidelines, technologies and therapies. Med J Aust 2013; 198: 606-10. Bibbins-Domingo K. Aspirin use for the primary prevention of cardiovascular disease and colorectal cancer: U.S. Preventive Services Task Force recommendation statement. Ann Intern Med 2016; 164: 836-45. Piepoli MF, Hoes AW, Agewall S, et al. 2016 European Guidelines on cardiovascular disease prevention in clinical practice: the Sixth Joint Task Force of the European Society of Cardiology and Other Societies on Cardiovascular Disease Prevention in Clinical Practice (constituted by representatives of 10 societies and by invited experts) developed with the special contribution of the European Association for Cardiovascular Prevention & Rehabilitation (EACPR). Eur Heart J 2016; 37: 231581.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