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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및 엄마건강

우리 아이를 위한 가습기 선택 가이드






지금도 현재진행형인 가습기 살균제 비극.


대부분의 피해자가 산모와 아이들이란 점에서 더욱 슬픔이 큰데요.






이번 사건이 알려지면서, 가습기 자체를 '위험한 것'이라고 인식한 나머지,


가습기 사용을 찜찜해하는 엄마아빠를 진료실에서 자주 보게 됩니다.


이에 관련해 '올바른 가습기 선택과 사용'에 대해 진료실에서 설명하는 내용을


포스팅으로 작성해보려 합니다.







제 진료실의 온도와 습도 현황입니다. 


저 스스로와 병원을 방문하는 아이들을 위해서 적절한 온도습도를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1. 가습, 왜 필요한가



다음은 의학교과서 내용입니다.




점막의 기본적인 구조는 성인과 같지만, 두께가 얇고 안정성이 성인에 비해 떨어져 쉽게 상처를 입게 되고 이를 통해 감염이 잘 되며 알레르겐이 신체 내로 쉽게 유입된다. 더욱이 면역계의 발달이 미숙한 신생아와 영유에에게는 1차 방어선인 점막의 역할이 더욱더 중요하다.


호흡기의 물리적 방어 기전은 온전한 호흡기 상피의 유지와 정상적인 섬모운동으로 요약된다. 이를 위해서는 들이마시는 공기를 통한 이물질의 유입을 최소화하고, 공기의 습도와 온도를 적절히 유지해주어야 하며, 또 기관지 점막이 촉촉하게 젖어 있도록 수분 공급에 항상 신경을 써야 한다.


- 홍창의, 소아과학 제 10판



소아의 경우 면역력이 성인에 비해 약하므로 물리적인 방어체계인 '점막'의 역할이 더욱 중요합니다. 이 점막이 촉촉함을 잃어 섬모운동이 잘 이루어지지 않게 되면 바이러스, 세균과 알레르겐에 노출되기 쉽기 때문에, 아이를 자주 아프게 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항히스타민제는 콧물 뿐만 아니라 점막까지 말려 버리기에, 아이들에게 항히스타민제의 사용을 신중히 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2. 꼭 가습기를 사용해야 하나



이 질문에 대한 저의 대답은, '예' 입니다.


우리나라는 강수량이 한 시기로 집중되는 형태이기 때문에, 여름을 제외하고는 건조한 환경입니다.


특별히 습도조절을 노력하지 않는 집안 혹은 사무실의 습도를 측정해보면 습도가 20%까지 떨어지는 경우가 흔합니다. 


가습기의 대안으로 식물을 키우거나 수건을 적셔 넣어놓는 등의 방법을 흔히 사용하는데,


위와 같은 방법으로는 달성 자체가 쉽지 않고 달성하더라도 적정 습도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즉 습도를 적절히 유지시켜줄 기계, '가습기'가 필요한 것이지요.


유지가 필요한 습도는 50%이며, 


정확한 습도 파악을 위해, 거실과 아이가 자는 방에 각각 하나씩 디지털 습도계를 비치해놓고 수시로 확인해주실 필요가 있습니다.






3. 가습기, 위험하지 않은가




위의 1.과 2.에 관한 설명을 드리면 가습기의 필요성에 대해서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가습기의 위험성에 대해 걱정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됩니다.


먼저 '가습기는 위험하지 않은가'의 질문에 '위험할 수 있다'라고 답할 수 있는 가습기 종류가 있습니다.


바로 '초음파식 가습기' 입니다.







초음파식 가습기는 우리가 '가습기'하면 흔히 떠올리는 모습으로, 하얀 분무가 나오는 형태입니다. 대표적으로 윤남O 가습기 혹은 생수 물병을 꽂아쓰는 가습기류가 이에 해당됩니다.


모든 초음파식 가습기는 원리적으로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문제가 된 가습기살균제 사건 역시, 살균제를 '초음파식 가습기에' 사용하여 생긴 결과입니다. (기화식가습기에 사용하는 살균제는 외국에서도 판매가 많이 되고 있고, 안전하게 사용가능합니다)


초음파식 가습기는, 물을 초음파로 때려 '잘게 쪼개어' 분무의 형태로 배출하여 가습을 하는 방식입니다. 가격대비 가습량이 뛰어나서 흔히 가정에서 많이 사용하지요.


문제는, 물 속에 포함된 화학물질, 세균 등의 이물질 역시 함께 배출되는 것이며, 이러한 이물질들이 초음파로 인해 쪼개진 작은 물방울 형태로 호흡기 속으로 흡입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초음파식 가습기는 살균제를 사용하면 안되기에 물탱크의 청소를 자주 해줘야 하고, 아무리 청소를 잘해준다고 해도 물이 담겨 있는 곳은 세균이 살기 마련이기에, 저는 소아를 키우는 집에서의 가습기로 초음파식 가습기를 추천하지 않습니다.






4. 어떤 가습기를 선택해야 하나




1) 기화식 가습기 : 높은 안전성, 높은 편의성, 낮은 가습력



아이를 키우는 집에서 사용하기에 좋은, 제가 추천하는 가습기 종류는 바로 '기화식가습기(자연식가습기)'입니다. 


기화식 가습기는 물이 '기화하는 원리'를 이용하기에, '순수한 물분자'만 방출됩니다. 수건을 적셔 넣어놓는 것과 같은 원리이지요. 물분자 외에는 어떠한 것도 배출되지 않기 때문에, 물탱크에 락스 성분의 소독제(살균역할)를 넣어도 안전합니다. 소독제를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물탱크 청소를 초음파식 가습기처럼 열심히 해 줄 필요가 없어 사용상 편리하기도 합니다.


최근 가습기살균제 파동 이후로, 가습기살균제를 구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졌습니다.


기화식가습기 물탱크 내 소독 및 살균은 적정량의 NaDCC(이염화이소시아뉼산나트륨)로 하면 되며, 개인적으로는 아쿠아탭스라는 수입 제품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주의! 초음파식 가습기에 해당 살균제를 사용하시면 절대 안됩니다!!)



저는 현재 기화식 가습기를 제가 잠자는 방과 진료실에 각각 두어 습도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제 진료실에 있는 기화식가습기.


물통 양쪽에 여러개의 필터가 있어 물을 흡수하여 기화시키는 원리를

상단에 팬으로 바람을 불어 극대화시키는 방식입니다.




기화식 가습기는 안전할 뿐더러 2~3개월에 한번씩 필터만 갈아주면 되기에 사용상 편리하단 장점이 있지만, 가습력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기화식 가습기 한 대로 거실 포함 집안 전체를 50% 습도를 유지하긴 어렵습니다. 그래서 가정에 따라 방과 거실에 따로 여러 대를 운용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어차피 물만 갈아주면 되기 때문에 여러 대를 운용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2) 가열식 가습기 : 개선된 안전성, 낮은 편의성, 높은 전기세



가열식 가습기는 물을 끓여 나오는 수증기로 가습을 하는 방법입니다. 가장 전통적인 수증기 발생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끓이기에 세균 오염에 관해서 안전할 수 있습니다만, 아이가 만지거나 할 때 화상의 가능성이 있고, 온수매트가 돌아가듯한 물 끓이는 소음이 약간 발생하며, 전기소모량이 많을 수 있다는 단점이 있기에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또한 가습기 내에 침착되는 수돗물성분 제거를 위해 주 1회 이상 칫솔질을 포함한 청소가 필요한데, 이게 쉽지가 않습니다.





3) 에어워셔



'에어워셔'를 사용하시는 경우도 많습니다. 

마치 물레방아같이, 물에 잠겨 있는 디스크를 돌려서 가습을 하는 형태입니다.


기본적으로 기화식가습기의 형태이지만, 필터를 사용하는 기화식가습기에 비해 몇 가지 단점이 있습니다.


일단 비용이 비싸고 가동소음이 있고, 정기적으로 베이킹소다 등을 이용하여 디스크 청소를 해줘야 하는 점 등입니다.


같은 기화식 방법인데, 굳이 많은 돈을 들여 불편한 기계를 사용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5. 마치며



우리 아이 감기 안걸리고 건강히 지낼 수 있는 생활관리 하나를 꼽으라면, 저는 '실내 습도 유지'를 꼽습니다. 


살펴본 바와 같이, 실내 습도를 적절히 유지하기 위해선 가습기 사용이 필수적입니다. 


다만, 초음파식 가습기는 피해주세요 ! 초음파식 가습기는 원리 자체가 사람에게 위해를 끼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올바른 생활관리로 아이들이 건강하기 지내는데에, 이 포스팅이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또한 이번 가습기 살균제 사태와 같이, 비극적인 일은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랍니다.